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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느낀 막막함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 가장 먼저 마주한 감정은 의욕이 아니라 막막함이었다.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막상 노트북을 켜고 빈 화면을 바라보니 무엇부터 써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았지만, 그것을 문장으로 옮기려는 순간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깨달은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과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저 자판을 두드리면 자연스럽게 문장이 나올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첫 문장을 쓰는 데만 수십 분이 걸렸고, 겨우 한 문장을 써놓고도 이것이 과연 글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글쓰기 연습의 첫 장벽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부담이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른다는 문제
글쓰기 연습에서 가장 먼저 막혔던 지점은 ‘무엇을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글이 안 써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주제를 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일상 이야기를 쓰자니 너무 사소해 보였고, 지식을 정리하자니 내가 쓸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었다. 이미 잘 쓰인 글들, 정리된 글들,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지금 쓰려는 글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날이 반복되었다. 나중에 돌아보니 이 시기의 문제는 주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제를 ‘대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글쓰기 연습은 연습일 뿐인데, 처음부터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스스로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이 만든 정체
두 번째로 크게 막혔던 지점은 ‘잘 써야 한다’는 압박이었다. 나는 분명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이미 완성된 글을 쓰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마음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독자가 항상 존재했고, 그 독자가 이 문장을 어떻게 평가할지 미리 상상하며 손을 움직였다. 문장을 하나 쓰고 나면 나는 곧바로 다시 읽으며 고치기 시작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지워버렸다.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글은 늘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쓰기 어려워졌다.
특히 도입부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했다. 첫 문장은 글 전체의 인상을 좌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어색하다고 느껴지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나는 첫 문장을 완벽하게 만들기 전에는 글을 시작할 수 없다고 믿었고, 그 믿음은 결국 글 전체를 멈추게 만들었다. 몇 줄을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시간만 흘러갔고, 글을 썼다는 감각은 남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글쓰기 연습은 배움의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평가하고 실망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글쓰기를 할수록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자신감만 줄어들었다.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연습 단계에서도 완성도를 요구했다는 데 있었다. 나는 연습과 결과를 구분하지 못한 채, 언제나 결과만을 의식하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글은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했고, 생각 역시 자유롭게 펼쳐지지 못했다.
이 사실을 인식한 이후로 나는 글쓰기 연습의 규칙을 다시 세웠다. 연습 단계에서는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쓰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문장이 어색해도 그대로 두고, 도입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단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그렇게 하자 글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는 순간, 글쓰기는 다시 훈련의 자리로 돌아왔고, 나는 그제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분량과 속도에 대한 오해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며 또 하나 크게 막혔던 지점은 분량과 속도에 대한 오해였다. 나는 하루에 몇 자를 써야 의미가 있는 연습인지, 얼마나 빠르게 써야 실력이 늘어나는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기준을 세우는 과정에서 나는 점점 글쓰기 자체보다 숫자에 집착하게 되었다. 하루 1,000자를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로는 200자만 써도 집중력이 바닥나는 날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오늘의 연습은 실패라고 판단했고, 그 자책은 고스란히 다음 날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글을 쓰기 전에 이미 지쳐 있는 상태가 되었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분량이라는 기준이 나를 밀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글쓰기를 막는 장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속도에 대한 압박도 비슷했다. 다른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글을 완성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 모습은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나는 문단 하나를 쓰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면서 글쓰기 연습은 점점 힘든 노동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중요한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분량과 속도는 글쓰기의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훈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글쓰기 연습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생각을 글로 옮기느냐에 있었다. 하루에 몇 자를 썼는지보다, 오늘도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이어갔는지가 더 중요했다.
이 깨달음 이후로 나는 목표를 바꾸었다. 분량을 정하는 대신, 짧은 문장이라도 매일 쓰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속도를 높이려 애쓰기보다, 지금의 속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자 글쓰기는 다시 연습이 되었고, 부담이 아닌 습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분량과 속도에 대한 오해를 내려놓은 것이, 글쓰기 연습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든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막힌 지점을 넘기 시작한 계기
막힌 지점을 넘기기 시작한 이후, 글쓰기에 대한 나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한 문장을 쓰기 전부터 이 글이 과연 가치가 있는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하느라 손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잘 써야 한다’는 기준을 스스로 내려놓고, 오늘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데 집중하자 마음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나는 완성도보다 지속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로 했고, 그 선택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도움이 되었던 점은 글쓰기 시간을 짧게라도 매일 확보하려는 태도였다. 길게 쓰지 못하는 날에는 몇 문장으로 끝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허락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글쓰기라는 행위가 특별한 영감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했다. 오히려 평범한 하루 속에서 느낀 사소한 불편함이나 생각이 글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하나의 변화는 글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예전의 나는 글을 결과물로만 인식했지만, 지금의 나는 글을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완벽하지 않은 문장도 나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생각하니, 글쓰기가 부담이 아닌 대화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 덕분에 막힘은 여전히 찾아오지만, 그 막힘조차도 글의 소재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나는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계속 써 나가려는 태도라는 사실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글쓰기 연습 초반의 막힘이 의미하는 것
지금 돌아보면 글쓰기 연습 초반에 막혔던 지점들은 실패가 아니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당시의 나는 글을 시작하기도 전에 완성된 결과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압박하고 있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혼란은 사실 생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생각을 글로 옮기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 역시 외부의 기준을 먼저 떠올린 결과였고,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더 큰 불안을 만들었다.
분량과 속도에 대한 걱정도 마찬가지였다. 짧게 쓰는 글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착각, 다른 사람보다 느리게 쓰고 있다는 비교 의식이 글쓰기 연습의 초반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은 대부분의 글쓰기 초보자가 공통으로 겪는 단계이며,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중요한 것은 이 막힘을 없애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어떤 지점에서 막히고 있는지를 정확히 바라보는 일이었다.
막히는 지점을 의식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하자 변화가 생겼다. 왜 쓰기 싫은지, 어떤 문장에서 멈추게 되는지, 무엇이 부담으로 느껴지는지를 글로 남기다 보니 막힘 자체가 하나의 학습 자료가 되었다. 그 순간부터 글쓰기 연습은 단순히 많이 쓰는 반복 작업이 아니라, 나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바뀌었다. 글쓰기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스스로를 관찰하고 기준을 조정해 가는 훈련이라는 사실을 이 시기에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막혔던 지점은 글 자체가 아니라, 내가 글쓰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잘못된 기대와 기준이었다. 그 기대를 내려놓는 순간, 막힘은 장애물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이후의 글쓰기 연습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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