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7일차에 찾아온 예상치 못한 벽
글쓰기 훈련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시점은 첫날이나 둘째 날일 거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어색함과 부담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힘들었던 날은 7일차였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초반의 긴장감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동시에 글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사실이 본격적으로 체감되기 시작했다.
첫 며칠은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었고, 조금 부족해도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었다. 그러나 7일차가 되자 그런 관성은 점점 약해졌다. 이제는 글쓰기가 일회성 결심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야 할 일이라는 현실이 눈앞에 놓였다. 이 시점에서 느낀 어려움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글쓰기 훈련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었다.

초반의 의욕이 사라진 자리에서 생긴 공백
글쓰기 훈련 7일차가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초반의 의욕이 자연스럽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는 ‘매일 글을 쓰겠다’는 결심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특유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있었고, 그 에너지가 며칠 동안은 별다른 고민 없이 글쓰기를 밀어주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는 문제보다도,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 의욕은 더 이상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처음의 결심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키보드를 두드리게 만들기에는 부족해졌다. 이제는 글을 쓰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해야 했고, 그 설득 과정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오늘은 왜 써야 하지?’라는 질문이 마음속에서 반복되었고, 그 질문에 매번 답을 찾으려다 보니 글을 쓰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날도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매일 글을 쓰고는 있었지만, 아직 글이 눈에 띄게 늘지도 않았고 문장이 갑자기 좋아졌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분량이나 속도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고, 여전히 한 문장을 쓰는 데 오래 걸렸다. 노력은 분명히 하고 있는데 결과는 보이지 않는 상태, 이 모호한 구간이 바로 7일차의 가장 큰 함정이었다.
이 시기에는 ‘이렇게 계속 써서 과연 달라질까?’라는 의문이 자주 떠올랐다. 시작할 때 품었던 기대와 달리, 현실은 여전히 비슷해 보였고 그 간극이 의욕을 갉아먹었다. 글쓰기 훈련이 눈에 보이는 성취로 보상해주지 않다 보니, 계속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이때부터 글쓰기는 즐거운 도전이 아니라, 의무에 가까운 과제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글쓰기 훈련은 의욕이 많을 때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의욕이 사라진 이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구조와 습관이 마련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했다. 매일 쓰겠다는 결심만으로는 부족했고, 쓰지 않아도 될 이유보다 써야 할 이유를 덜 고민하게 만드는 환경과 기준이 필요했다.
7일차를 지나며 알게 된 것은, 글쓰기 훈련이 의지력 테스트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의지가 강한 사람만이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약해졌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이 있는지가 핵심이었다. 이 깨달음은 이후의 글쓰기 훈련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었고, 글쓰기를 지속하기 위한 진짜 조건을 고민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었다.
소재가 고갈된 것처럼 느껴졌던 이유
7일차 즈음이 되자 또 하나의 어려움이 찾아왔다. 바로 쓸 소재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점이다. 첫 며칠 동안은 글쓰기 자체에 대한 생각, 시작하게 된 계기, 초반의 어려움 등을 쓰며 비교적 쉽게 분량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졌다. 사실 소재가 정말로 고갈된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압박, 이전 글보다 더 나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소재를 점점 좁혀버렸다. 이 시기에 기록을 남기며 알게 된 것은, 글이 안 써질 때의 원인은 아이디어 부족이 아니라 선택지 과다와 기준 과잉이라는 점이었다.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다
글쓰기 훈련 7일차에 특히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강하게 올라왔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연습이라는 명분 덕분에 어느 정도 어설픈 글도 허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스스로에게 묘한 기대가 생겼다. 이 정도 했으면 조금은 나아야 하지 않을까, 글이 더 매끄러워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대는 곧 자기검열로 이어졌다. 문장을 쓰자마자 다시 읽고 고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는 행동이 반복되었다. 결과적으로 글은 느리게 써졌고, 쓰는 과정은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다. 7일차의 어려움은 실력 부족이 아니라, 기준이 다시 높아진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글쓰기 훈련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된 시점
이 시기를 지나면서 글쓰기 훈련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매일 글을 쓰는 행위 자체보다, 왜 그 결심을 했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졌다.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왜 굳이 매일 글을 쓰기로 했는지, 이 훈련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었는지를 차분히 되짚어보았다. 처음에는 막연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질문을 거듭할수록 그 기대가 얼마나 추상적이었는지도 함께 드러났다.
결국 도달한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명확했다.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였다는 점이다. 글을 잘 쓰는 것은 결과의 문제였고, 그 결과는 통제하기 어려웠다. 반면 글을 쓰는 행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차이를 인식하자 글쓰기 훈련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매일의 글은 실력을 증명하는 시험지가 아니라, 글쓰기에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이 되었다.
이 목적을 다시 떠올리자 7일차의 어려움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힘들다는 감정은 더 이상 실패의 신호가 아니었다. 오히려 의욕만으로 밀어붙이던 단계가 끝나고, 글쓰기가 실제 생활의 일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표시처럼 느껴졌다. 처음 며칠은 낯선 일을 시작할 때의 흥분과 긴장감으로 버텼다면, 이제부터는 그 에너지가 사라진 자리에서 무엇으로 글쓰기를 이어갈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이 지점에서 글쓰기 훈련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태도의 문제로 바뀌었다. 언제 쓰는지, 얼마나 쓰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에도 글 앞에 앉을 수 있는 기준, 스스로를 과도하게 평가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해졌다. 이 변화를 인식하면서 글쓰기 훈련은 점점 현실적인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인식의 변화는 글쓰기 훈련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수 있게 만든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더 이상 매일의 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괜찮아졌고, 잘 쓰지 못한 날이 있어도 훈련의 흐름은 이어질 수 있었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쓰기를 계속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글쓰기 훈련은 훨씬 단단해졌다. 이 깨달음은 이후의 글쓰기 과정에서도 반복해서 나를 지탱해주는 기준으로 남아 있다.
7일차의 어려움이 남긴 교훈
글쓰기 훈련 7일차가 생각보다 어려웠던 이유는 단순히 피곤해서도, 시간이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초반에 품었던 기대와 실제로 마주한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는 며칠만 꾸준히 쓰면 무언가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길 것처럼 느껴졌지만, 7일차에 이르러서는 그 기대가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글은 여전히 더디게 써졌고, 문장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 간극이 바로 글쓰기 훈련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글쓰기 훈련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시작이 아니라 지속의 초입이라는 사실이었다. 처음 며칠은 의욕과 새로움이 밀어주지만, 그 힘이 사라진 뒤에는 아무것도 나를 대신해 글을 써주지 않는다. 아직 습관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르고, 그렇다고 완전히 낯선 단계도 아닌 애매한 구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멈춘다. 이때 글쓰기는 더 이상 설렘이 아니라, 스스로를 시험하는 과제가 된다.
나 역시 이 시점에서 충분히 멈출 수 있었다. 하루 이틀 건너뛰는 선택은 너무나 쉽게 보였고, 그 선택을 정당화할 이유도 많았다. 하지만 그 대신, 이 어려움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잘 써지지 않는 상태, 의욕이 떨어진 느낌, 계속해야 할지 망설이는 마음까지도 글쓰기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글을 잘 쓰는 기록이 아니라, 글쓰기가 힘들었던 기록을 남기겠다는 선택은 부담을 오히려 줄여주었다.
7일차의 기록은 그 이후의 글쓰기 훈련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었다. 글쓰기가 매번 즐겁지 않아도 괜찮고,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시점에서 처음으로 체감했다. 이 경험 덕분에 글쓰기 훈련은 완벽함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중간에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연습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지금도 글쓰기가 유난히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7일차의 이 기록을 떠올린다. 의욕이 사라졌던 날에도 글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글로 남겼다는 경험이 다시 한 번 나를 글 앞에 앉게 만든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게 된다. 어려웠다는 사실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계속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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