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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 과정 29 -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

📑 목차

    시작하려는 순간이 가장 어렵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 느끼는 망설임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머릿속에는 수많은 질문이 떠오른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얼마나 잘 써야 하는지, 과연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이다. 이 질문들은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기 전 거의 모든 사람이 겪는다. 나 역시 그랬고, 그 망설임 때문에 시작을 미룬 날이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쓰기 전에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글쓰기 훈련은 준비가 끝났을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면서 만들어진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잘 쓰려는 마음은 잠시 미뤄도 된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중 하나는, 처음부터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잘 쓰려는 마음이 글쓰기를 가장 쉽게 멈추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훈련의 초반에는 문장이 어색하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흘러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이 상태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글쓰기 훈련의 목적은 잘 쓴 글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쓰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잘 쓰는 것은 나중의 일이고, 쓰는 것은 지금의 일이다.

    분량과 빈도에 대한 오해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종종 분량과 빈도에 집착한다. 매일 몇 자를 써야 하는지, 하루라도 쉬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하지만 실제로 훈련을 이어가며 깨닫게 되는 것은, 분량보다 중요한 것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사실이다. 하루에 긴 글을 쓰고 며칠을 쉬는 것보다, 짧은 글이라도 계속 이어가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글쓰기 훈련은 단기간에 결과를 확인하는 작업이 아니라, 생각을 다루는 감각을 기르는 과정이다. 이 감각은 반복 속에서만 자란다.

    기록을 남기는 습관의 힘

    글쓰기 훈련을 시작할 때, 완성된 글뿐 아니라 쓰는 과정도 함께 기록하길 권하고 싶다. 글이 잘 써진 날의 상태, 막혔던 이유, 쓰지 못했던 날의 생각들을 남겨두는 것은 예상보다 큰 도움이 된다. 기록은 당장의 실력을 끌어올려주지는 않지만, 방향을 잃지 않게 해준다. 어느 순간 글이 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기록은 그동안의 흐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이 증거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버티게 만드는 힘이 된다.

    비교는 늦게 해도 된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글을 보게 된다. 잘 쓴 글을 읽으며 자극을 받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비교가 너무 이른 시점에 시작되면, 훈련은 쉽게 흔들린다. 아직 방향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비교는 자신감을 갉아먹기 쉽다. 비교는 어느 정도 쓰는 감각이 생긴 이후에도 충분하다. 초반에는 오직 나 자신의 기록만을 기준으로 삼아도 충분하다.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덜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분명한 변화다.

    멈추는 날도 훈련의 일부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다. 중간에 멈추는 날이 와도, 그것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점이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글이 전혀 써지지 않는 날을 겪게 되고, 처음의 의욕이 무색해질 만큼 동기가 떨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훈련을 시작했다가 포기하는 이유는, 멈췄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멈춤을 실패로 규정해버리기 때문이다. 하루를 놓쳤다는 이유로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무의미해졌다고 느끼고,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아예 내려놓는 쪽을 선택한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한 번도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라, 멈춘 뒤에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멈춘 이유를 기록해보면, 글쓰기를 방해한 요인이 막연하지 않게 드러난다. 피로였는지, 목표가 과도했는지, 기준이 너무 높아졌는지, 아니면 단순히 다른 일에 에너지를 많이 쓴 날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인식은 다음 날의 글쓰기를 훨씬 가볍게 만든다. 무엇을 조정해야 할지 알게 되면, 다시 쓰는 선택은 의지보다 훨씬 덜 힘든 일이 된다.

    부담을 낮추는 것도 훈련의 중요한 일부다. 분량을 줄이거나, 완성된 글이 아닌 메모 형태로 남기거나, 그날의 상태만 간단히 적는 방식도 충분하다. 다시 쓰기 위해 선택한 이 작은 조정들은 글쓰기 훈련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계획대로 가지 않는 날이 있어도, 훈련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완충 장치가 되어준다.

    그래서 완벽하게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훈련보다, 중간에 멈췄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훈련이 훨씬 오래간다. 글쓰기 훈련은 끊김 없는 직선이 아니라, 여러 번의 멈춤과 복귀가 반복되는 곡선에 가깝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글쓰기는 훨씬 지속 가능한 일이 된다. 그리고 그 지속성 위에서만, 글쓰기는 서서히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난다.

    글쓰기 훈련이 남기는 것

    글쓰기 훈련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이 아니다. 물론 꾸준히 쓰다 보면 표현은 자연스럽게 다듬어지고, 문장을 다루는 감각도 조금씩 안정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남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글을 쓰는 과정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던 생각들을 붙잡아 천천히 들여다보게 만들고, 그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관찰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능력이 있다. 바로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는 능력이다. 예전에는 생각이 복잡해지면 막연한 불안으로만 느껴졌다면, 글쓰기를 통해 그 불안을 문장으로 분해해볼 수 있게 된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로 여기기보다,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이 차이는 글쓰기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서도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불완전한 상태를 견디는 힘이다. 글쓰기 훈련을 하다 보면, 어색한 문장과 미완성의 생각을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불완전함이 견디기 어려워 손을 멈추게 만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상태 자체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써도 된다는 경험은, 글쓰기를 훨씬 덜 부담스럽게 만든다.

    기준을 조정하는 감각 역시 글쓰기 훈련을 통해 함께 자라난다. 잘 써야 한다는 기준에서, 오늘의 상태를 기록하면 충분하다는 기준으로 옮겨가는 과정은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되는 기록 속에서, 어떤 기준이 나를 멈추게 하고 어떤 기준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몸으로 알게 된다. 이 감각은 글쓰기뿐 아니라 다른 일에서도 스스로를 다루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당장 문장이 극적으로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글쓰기를 떠올릴 때 느껴지던 두려움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글을 쓰는 일이 자신을 평가하고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과정으로 인식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글쓰기는 더 이상 부담스러운 과제가 아니다. 잘 쓰지 못해도 괜찮고, 생각이 엉켜 있어도 괜찮다. 글쓰기는 완성도를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나 자신과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이 된다. 이 인식 변화야말로 글쓰기 훈련이 남기는 가장 깊고 오래가는 결과라고 느낀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완벽한 시작을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며 첫 문장을 미룬다. 더 좋은 주제, 더 정리된 생각, 더 안정된 상태가 되어야만 글을 쓸 수 있을 것처럼 느끼지만, 그런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준비가 끝난 뒤에 시작되는 일이 아니라, 시작하면서 준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가깝다.

    어색한 문장으로 시작해도 괜찮고, 생각이 엉킨 상태로 써도 괜찮다. 오히려 대부분의 글은 그런 상태에서 출발한다. 처음부터 매끄러운 문장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고, 생각은 쓰는 동안에야 비로소 형태를 갖춘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글쓰기 앞에서 느끼던 부담은 한결 가벼워진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 대신,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적어도 된다는 허락이 생기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잘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한 상태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은 첫 문장을 쓰는 순간이 아니라, 멈췄을 때 다시 돌아오는 순간이다. 그래서 완벽한 출발보다, 돌아올 수 있는 출발이 훨씬 중요하다. 한 줄로 시작했더라도 다음 날 다시 이어 쓸 수 있다면, 그 글쓰기는 이미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

    글쓰기는 재능보다 태도의 영역에 더 가깝다. 얼마나 유려한 문장을 쓰는가보다, 쓰는 날과 쓰지 못한 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글쓰기를 오래 이어갈지를 결정한다. 잘 써지지 않는 날에도 글쓰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태도, 어색한 결과를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 태도가 결국 글을 남긴다.

    그리고 그 태도는 거창한 결심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첫 문장을 쓰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읽지 않아도 되는 문장, 나 자신만 이해해도 되는 문장이라면 충분하다. 그 한 문장이 다음 문장을 부르고, 그 흐름이 쌓이면서 글쓰기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다. 그러니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완벽한 시작 대신, 가능한 시작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 훈련의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