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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 과정 25 - 글쓰기 훈련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

📑 목차

    가장 먼저 찾아온 포기의 이유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생각보다 너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였다. 며칠 동안 꾸준히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은 여전히 어색했고 글을 쓰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았다.

     

    노력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달리, 현실은 늘 비슷한 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을 주었다. 이때의 좌절은 단순히 글이 안 써진다는 문제를 넘어, ‘이 방법이 맞는 걸까’라는 의심으로 이어졌다. 훈련을 계속하는 것이 의미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이었다.

     

    글쓰기 훈련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

    잘 써진 글을 마주했을 때의 좌절

    글쓰기 훈련 중 또 하나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다른 사람의 잘 쓴 글을 읽었을 때 찾아왔다.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럽게 비교가 이루어졌다. 그들의 글은 매끄럽고, 논리가 분명하며,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있었다. 그에 비해 내가 쓰고 있는 글은 여전히 미완성처럼 느껴졌다. 이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노력의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닐지 의심하게 되었다. 글쓰기 훈련이 오히려 나의 부족함만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감정은 포기라는 선택지를 머릿속에 떠올리게 만들었다.

    반복되는 막힘이 만든 무력감

    글쓰기 훈련을 이어가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매번 비슷한 지점에서 막히는 경험이 반복될 때였다. 도입부에서 망설이고, 문장을 지우고, 결국 완성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 반복은 점점 무력감으로 바뀌었다. 노력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느낌은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글쓰기 훈련은 분명 연습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험을 계속 치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상태에서는 글쓰기가 더 이상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검증하는 도구처럼 인식되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 뒤에 숨은 마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중 상당수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와 함께 찾아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말로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피로감을 느꼈고, 그 피로를 피하기 위해 다른 일을 우선시했다. 이때의 포기는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면의 회피에 가까웠다. 글쓰기 훈련이 부담이 되는 순간,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미루기와 포기였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남긴 기록

    흥미로운 점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하면서 감정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글이 안 써진 이유, 그날의 상태, 떠오른 생각들을 솔직하게 적다 보니,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도 하나의 상태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기록은 나를 설득하거나 다그치지 않았다. 다만 그 순간을 남겨두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단순한 행위가, 포기를 최종 선택으로 확정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포기와 중단의 차이를 이해하다

    글쓰기 훈련을 하며 깨닫게 된 중요한 인식 중 하나는, 포기와 중단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멈춘 하루, 멈춘 며칠이 곧바로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전의 나는 하루라도 글을 쓰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처럼 느꼈다. 연속성이 끊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실패자로 규정했고, 그 판단은 다시 시작할 힘까지 함께 빼앗아갔다.

    하지만 훈련을 이어가며 기록을 쌓다 보니, 중단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있었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도저히 문장을 붙잡을 수 없는 날도 있었다. 그날들은 훈련이 잘못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삶의 리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글쓰기는 삶과 분리된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멈춤 역시 삶의 일부로 함께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 인식의 변화는 ‘중단’이라는 단어에 붙어 있던 죄책감을 크게 줄여주었다. 예전에는 멈췄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되어, 다시 시작하는 일조차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중단을 하나의 상태로 받아들인다. 지금은 쓰지 못하는 시기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관찰하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 그렇게 중단은 포기의 전조가 아니라, 다음 흐름으로 넘어가기 전의 구간이 되었다.

    특히 큰 변화는, 포기가 더 이상 자동으로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중단이 곧 포기로 이어졌다면, 지금은 중단과 포기 사이에 선택의 여지가 생겼다. 멈출 수는 있지만, 그만둘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선택의 여지는 글쓰기를 훨씬 오래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인식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조금 더 견디게 해주었다. 완전히 놓아버리기 전에, “지금은 중단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한 문장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겼고, 실제로 나는 여러 번 그 여지를 통해 글쓰기로 돌아왔다. 결국 글쓰기 훈련을 지속하게 만든 힘은, 매일 쓰겠다는 완벽한 실행력이 아니라, 멈춰도 괜찮다고 허용하는 태도였다. 포기와 중단을 구분하게 된 이 인식은, 지금도 글쓰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기반으로 남아 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남긴 것

    돌이켜보면, 글쓰기 훈련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단순한 위기나 약점의 증거가 아니었다. 그 순간들은 오히려 내가 세워두었던 기준이 더 이상 현재의 나와 맞지 않게 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그 감정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였지만, 훈련을 계속 이어가며 보니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글쓰기의 기준이 한 단계씩 조정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시점마다 나는 목표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너무 많은 분량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완성도를 지나치게 앞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결과만으로 하루의 글쓰기를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점검했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목표를 낮췄고, 기준을 단순하게 만들었으며,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로 되돌아갔다. 이 조정 과정 덕분에 글쓰기는 다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만약 그때마다 포기하고 싶다는 감정을 무시하거나, 더 강한 의지로 억누르기만 했다면 글쓰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의지는 일시적으로 버티게 할 수는 있지만,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결국 같은 지점에서 다시 무너진다. 포기하고 싶다는 감정은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지금의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였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이해하게 되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인식하고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왜 포기하고 싶은지, 무엇이 부담으로 느껴지는지, 어떤 지점에서 글쓰기가 무거워졌는지를 글로 남겼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라, 글쓰기 훈련을 조정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그때그때의 감정을 남겨두었기에, 같은 패턴이 반복될 때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결국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글쓰기 훈련을 멈추게 한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방향을 다시 잡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그 순간들을 회피하지 않고 들여다본 덕분에 글쓰기는 점점 나에게 맞는 형태로 바뀌었고, 그 변화가 훈련을 이어가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도 포기하고 싶다는 감정은 찾아오지만, 이제는 그 감정을 멈춤의 이유가 아니라 조정의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태도가 글쓰기를 계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끝내 남은 선택

    글쓰기 훈련을 완벽하게 이어온 적은 없었다. 매일 빠짐없이 쓰지도 못했고, 계획했던 흐름이 깨진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나는 한 번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중간중간 멈추고, 흐트러지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글쓰기는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 어중간한 지점 어딘가에서, 글쓰기는 느슨하지만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지금도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날, 왜 굳이 이걸 계속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던 날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순간들은 단순한 좌절이 아니라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계기였다. 이전에는 의지만으로 밀어붙이려 했다면, 그 이후에는 나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기준이었다. 글을 많이 써야 한다는 기준, 매일 써야 한다는 기준, 잘 써야 한다는 기준이 하나씩 느슨해졌다. 대신 글쓰기를 완전히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며칠을 쉬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또한 훈련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기준 변화는 글쓰기를 훨씬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결국 글쓰기 훈련은 의지가 강해서 이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기준을 조정하고, 부담을 낮추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 사실을 몸으로 겪고 나서야, 글쓰기는 버티는 일이 아니라 조율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조율 덕분에, 글쓰기는 지금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